이런 유리몸을 봤나? 고뿔이 쉽게 떨어지질 않는다. 벌써 3번째 내과 방문이다. 나 같이 겔겔 거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단 말인가? 빈 침상에 눕기까지 1시간이나 걸렸으니... 지난주 무리한 일정 탓에 감기가 더 심해진걸까? 주삿바늘에 의지해 유리몸에 새생명을 불어 넣어본다. 조금 살만하니 지극히 평범한 일상들이 정상적으로 보인다. 벌써 시계바늘이 5시를 가리킨다. 한끼도 안먹었으니 배가 고플 때도 됐다. 엄마밥이 생각나지만.. 내가 한 밥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시간이 흘러간다. 시원 뜨끈한 국물이 먹고싶지만.. 빈 냄비들만 찬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. 냉장고에 유통기한이 임박한 삼진어묵이 보인다. 어묵탕은 끓여본적이 없지만 대충 머릿속으로 그려본다. 어라 스프도 들어있네~ 예상 보다 뜨끈한 ..